스탠딩 뮤지컬 <화순1946> 공연을 다시 한다. 실은 올해 공연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갈등이 컸다. 보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다시 할 수 있을까였다. 지난 과정들을 돌이켜보면 참 행복했으나 그만큼 힘들기도 했다.

9월 초연, 11월 앵콜, 1월 앵콜, 그리고 광주공연에 이르기까지 6개월의 여정은 애초에 계획된 것이 아니었다. 60여명의 배우와 스탭들이, 지원금 한푼 없이, 예정에도 없던 앵콜을 반복하면서 공연을 이어갔다. 광주공연의 마지막 날, 쏟아진 폭설과 강추위는 화순팀의 마지막 관문 같았다.

우리는 다음에 다시 더 크게 만날 것을 약속하며 헤어졌다. 그 때만 해도, 나는 올해 다시 올리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그 6개월 동안 우리는 너무 많은 박수와 응원을 받았지만, 반면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너무 많은 고생을 했다.

그리고 몇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화순멤버들끼리 토론도 하고, 무기명 투표도 하고, 주변사람들의 의견도 물어보았다. 나는 역사학자도 아닌데 화순탄광사건 강연을 몇차례 다녔다. 뮤지컬 화순으로 인해 화순탄광사건이 조명되는 움직임을 종종 느끼는 일들도 있었다.

멤버들은 종종 올해 화순준비 언제 들어가냐고 물었지만, 그때마다 나는 이렇다 할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나는 계속해서 망설였다. 이전보다 좋은 조건을 마련해서 올려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럴 자신이 없었다. 어디선가 기적처럼 좋은 소식이 들려왔으면 했지만, 마음뿐이었다.

다시 공연을 하기로 했다. 무슨 좋은 조건이 생긴 건 아니다. 아무것도 없다. 맨주먹으로 시작한다. 맨땅에 헤딩한다. 따지고보면 맨주먹은 맞지만, 맨땅에 헤딩은 아니다. 지난 공연의 경험이 있다. 지난 공연을 함께 하며 산전수전 다 겪었던 멤버들이 있다. 지난 공연에 분에 넘치게 환호해주셨던 관객들도 있다. 그러니 맨 처음보다는 나을 것이다.

올해는 화순탄광사건 70주년이 되는 해다. 좀 커다란 극장을 알아보려고 했다. 앵콜을 거듭하며 점점 큰 극장으로 옮겨갔던 화순은 광주에서 너비 26m의 대극장 공연까지 해냈다. 이번에는 2배의 인원이다. 출연자만 100명. 극장을 알아보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느껴졌다. 그 대신, 우리는 광장으로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넓은 광장으로 가는만큼, 걱정은 태산처럼 높다. 그 많은 사람들을 먹이는 것도 문제고, 그 많은 사람들이 들어갈 연습실을 구하는 것도 큰 난관이다. 우리만의 자족적인 예술행동이 되지 않기 위해 홍보와 조직도 해야한다. 텅 빈 광장을 극장처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에겐 돈이 없다.

"그러나"가 아니라 굳이 "그리고"라고 적었다. 어떻게든 되리라고 믿기 때문이다. 믿지 않으면 성사되지 않는 일이다. 9월 8일 목요일 밤 8시. 광화문 광장. 북쪽엔 청와대가 있고, 동쪽엔 미대사관이 있고, 서쪽엔 세종문화회관이 있고, 남쪽엔 세월호 농성장이 있다.

그 곳에서 100명의 배우들이 "우리의 조국은 우리를 구하지 않는다. 허나 이 비는 그치리라. 이 밤 이 고통 이 슬픔 모두 지나가리라. 내일은 꼭 오리라!"며 노래할 것이다. 있는 힘껏 노래할 것이다. 돈은 없어도 낭만은 있어야 한다. 그래. 다시 기억난다. 스탠딩 뮤지컬 화순의 주제는 "멋있게 살자"다.





1946년 화순탄광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을 극화한 뮤지컬 <화순1946>이 9월 8일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공연됩니다.

뮤지컬 <화순1946>은 1년전 9월, 대학로의 한 소극장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이후 관객들로부터 "한국판 레미제라블"이란 찬사를 받으며 앵콜요청이 쇄도했고, 이에 따라 앵콜과 재앵콜을 거듭했지요. 올해 1월에는 민주노총 광주본부의 초청으로 3천명의 노동자들이 집단관람한 바 있으며, 70년동안 잊혀져왔던 화순탄광사건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지금껏 공공지원이나 기업의 후원없이 배우들과 스탭들이 자비를 털어가며 기적처럼 공연을 이어왔던 것도 특기할만 합니다. 이번에는 광화문 광장에서 출연배우들만 100명에 달하는 대형야외공연으로 올리고자 준비 중입니다. 다음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입니다.


뮤지컬 화순 Q&A 

Q1 왜 하필 광화문 광장인가?
1년을 이어온 뮤지컬 화순은 이제 마지막입니다. 마침표를 찍을 때가 된 거죠. 가능하다면 느낌표로 마치고 싶었습니다. 소극장에서 시작해서 광장으로 마무리. 어울리지 않나요. 그런데, 서울에 가장 광장다운 광장이 어디일까? 광화문 광장인 것 같아요. 북쪽으로는 청와대가, 동쪽에는 미일대사관이, 남쪽에는 세월호 농성장이 있어요. 뮤지컬 화순이 가진 느낌과도 잘 어울리는 곳이죠.

Q2 왜 화순탄광사건인가?
화순탄광사건 자체를 알리고 싶은 건 아닙니다. 그건 역사분야에서 할 일이에요. 화순탄광사건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거에요. 지난 공연을 관람했던 분이 이렇게 평을 했습니다. "절망의 끝에서도 일어서고자 했던, 내일은 오리라 믿었던 사람들. 인간의 고결함과 존엄에 대한 이야기." 이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에요.

Q3 홍보가 그리 잘 되는 것 같진 않은데?
그러게요. 날짜는 다가오는데 앞으로도 딱히 잘 될 것 같지 않아요. 우린 다들 공연 만드는 사람들이지 홍보마케팅하는 사람들은 아니거든요. 자기 페이스북에 포스팅하고, 리플렛 뿌리고, 보도자료 보내고. 그게 전부죠. 그 외엔 잘 몰라요. 어영부영하는 중입니다.

Q4 제작비는 어떡하나?
지금껏 지원금을 받아본 적이 없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빈손이에요. 지금까지는 티켓을 팔아서 충당했지만, 이번 광화문 광장 공연은 티켓도 팔지 않습니다. 어감이 마음에 안 들지만, 무료공연입니다. 뭐라고 해야할까, '광장의 정신'이라고 해야할까요. 그런 게 있지 않습니까. 대신 후원모금은 합니다. 공연보러오신 분들이 얼마씩이라도 내 주시면 좋죠. 적자는 뻔한데, 규모를 줄이려고 노력할 뿐 입니다. 텀블벅 모금도 개설했습니다.

Q5 그럼에도 공연을 올리는 이유가 뭔가?
사람이 합리성이나 이해타산으로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연극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의미있는 작품, 보람있는 일에 헌신하는 그런 성향이 있어요. 연극인들은 지금까지 국가보안법, 세월호, 검열, 언론, 통일, 노동, 소수자 등에 대해 계속  연극을 통해 말해왔고, 행동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할 거에요. 연극하는 사람들에겐 뭐랄까 시대정신이라고 하는 그런 정신적 힘 같은 게 있는 거에요. 뮤지컬 화순이 가능한 것도 그런 힘 때문이고, 수많은 행동 중 하나고.

Q6 어떤 도움이 필요한가?
어떤 도움이 필요한 게 아니라, 어떤 도움이든 필요한 상황이죠ㅎㅎ  이게 무슨 돈이 있어서 하는 일도 아니고. 광장이라 진행스탭들도 많이 필요하고. 뭐 그렇습니다. 그래도 가장 필요한 도움은 많은 사람들이 올수 있도록 해달라는 겁니다. 주변에 많이 알려주시고, 여럿이 함께 보러오시는 것. 그게 가장 큰 도움이에요.

Q7 야외에서 하는 공연이라 산만할텐데?
맞아요. 그게 걱정입니다. 산만함은 필연적이지만, 얼마나 산만할 것인가 그 문제죠. 배우들과 스탭들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연기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장 같을 순 없잖아요. 그런데 또 어떻게 생각하면, 광장이니까 산만한 것은 자연스러운 것 아닌가. 극장같은 정숙함을 억자로 만들거나 강요하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인 것 같기도 하고. 공연자들도 관객들도 그런 점은 함께 안고 가야죠 뭐. 

Q8 관객예상인원은?
1천명? 1천 5백명? 그런데, 그걸 예상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그냥 노력해야죠. 몇명쯤 왔으면 좋겠다. 그런 바램은 있어요. 최대 3천명쯤 모였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광화문 북광장이 가득 찰 거에요. 그리고 지금은 1만명쯤 모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공연을 보셨던 분들이 서울에서만 3천명쯤 돼요. 이 분들이 2-3명씩 데리고 오면 1만명. 예, 그렇게 안 돼요. 허황된 생각이죠.  그런데, 사람이 좀 허황된 바램을 가지고 사는 것도 나쁘진 않잖아요.

Q9 공연이면 공연다워야 하지 않나?
무슨 말인지 알아요. 그런데 우리는 정말 많이 왔으면 해요. 중간에 와도 좋고, 잠깐을 보고 가더라도 좋아요. 공연 보러 올 사람들, 세월호 농성장을 거쳐 오겠죠. 우리 공연 보는 내내 세월호를 떠올릴거에요. 어떤 분은 백남기 농민을 떠올릴거고  어떤 분은 성주를 떠올릴 수도 있고. 어떤 분은 농성중인 노동자를 떠올릴거고. 광화문 광장이라는 장소적 상징성이 자연스럽게 그렇게 만들어주는 거죠. 다 차치하고서라도, 광장에 사람들이 가득 들어차면, 그 자체에서 받는 힘과 용기,  위로가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공연만으로 만들 수 없는 그런 거.



뮤지컬 화순1946, 1년의 기록

■ 공연보
1차 2015년 09월 22~24 대학로 오르다*100석 6회차
2차 2015년 11월 04~08 대학로 엘림홀*200석 6회차
3차 2016년 01월 14~17 노량진 CTS아트홀*400석 5회차
4차 2016년 01월 22~23 광주 교육연수원*1000석 3회차
5차 2016년 09월 08일 광화문 광장*1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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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초연  2015년 09월 22~24
대학로 오르다 100석×6회차

2015.07.
뮤지컬 <화순> 공연 참가자를 모집합니다. 1946년 화순탄광 사건을 극화한 뮤지컬 <화순>을 함께 공연할 배우 및 스탭을 모집합니다. 페이 없습니다. 전혀. 변명도 핑계도 해명도 하지 않겠습니다. 티켓수익은 대관비, 홍보비, 의상소품, 음향, 뒷풀이비 등으로 쓰겠습니다. 남으면 전부 똑같이 1/n합시다. 공연장소는
예술공간 오르다. 100석 규모. 가로 7미터*깊이 9미터. 대관완료. 그런데, 만약 출연자가 너무 많아 미어터지면 객석을 무대로 쓰고, 그래도 도저히 안 되겠으면 야외로 나갑시다.

2015.08. 스탠딩뮤지컬 <화순>. 오늘, 예비모임을 시작으로 출발. 인사도 없이 노래부터 배우고.

2015.09
잠을 자다 깨어나다. 잠에 취해서 꿈에 취해서 어쩌지 못하고 끄적인다. 꿈속에서 시달리다 끄적인다. 역사는 이거다 라고 아무리 포장해도 느끼고 배우는 사람에겐 의미없다.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역사는 거짓으로 감출 수 없다! 진실은 드러나기 마련이기에. 교과서를 아무리 마음대로 주물러도 그 안에 숨겨진 역사는 주무를수 없다. 왜? 진실은 밝혀질테니.

2015.09
악몽을 꾸다 깼다. 첫공을 앞두고 마음이 싱숭생숭한가? 노래 중에 악몽을 꾸는 거야, 가사가 나오는데 그래서 그런가, 악몽을 꾸는 이들 여럿이다. 잘 하고 싶다는 잘 해야한다는 마음 때문인지 우리민족의 무거운 역사 때문인지 다시 잠이 안 온다. 3일 아니고 더 오래 해서 더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다면. 이런 공연이야말로 공공의 지원으로 쭉쭉쭉 만들어지는 나라라면 얼마나 좋겠는지. 함께 준비하는 사람 모두 화이팅이다. 더 따숩게 해주야지. 더 따숩게.

2015.09
오늘 7시 매진. 초과매진. 9시 매진. 초과매진. 현장판매분도 전혀 없습니다. 취소표 발생시만 가능합니다. 적정좌석을 이미 초과한 상태입니다. 오늘 관람은 조금 불편한 상태로 보실 수 밖에 없습니다 양해바랍니다. 늦게 오시면 입장이 전혀 불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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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콜공연 2015년 11월 04~08
대학로 엘림홀 200석×6회차

2015.10
지원금 신청했으나 떨어졌습니다. 60명 명단을 적어냈으니 장난치는 줄 알았을까요. 못 미더웠을까요. 상관없습니다. 시작이 그러했듯, 우리는 자기 힘을 믿고 갑니다. 지원금 떨어졌다는 소식 전했더니, 지금 우리 배우들 앵콜공연 만들겠다며 너도 나도 나서서 10만원씩 모으고 있는 중입니다. 이건 선배들이 낼테니 후배들은 제발 가만 있으라고 호통 중입니다. 톡방에서 연습스케줄 짜는 중입니다. 어제 한 배우는 제 멱살잡고 빨리 연습들어가잡니다. 이번에도 전회차 전석초과매진 시켜보자고 기세등등합니다. 돈 되는 지방공연 일정 빼버리고 화순하겠답니다. 더 행복하고 더 당당한 앵콜, 보여드리겠습니다. 참. 지원을 못 받아서 부득이 티켓가격 올려야겠습니다.

2015.10.
다들 너무너무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화순 앵콜 연습도 그렇지만, 다른 공연들도 함께 하고 있거든요. 공연도 같이 하고, 알바도 같이 하고, 누구 생일이면 우루루 모여 축하하고, 촛불도 같이 들고, 그렇게 하루하루 세상에서 제일 바쁜 사람들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여럿이 함께 같이 있습니다. 화순에 출연한 인연으로 우리는 삶을 공유해나가고 있습니다.

2015.10.
그러니까 이건 대단히 자발적인 일인데, 여기엔 자본주의적 동기와 요소 같은 건 끼어들 틈이 없다. 아껴쓰고, 나누고, 먼저 나서고, 힘보태고, 기다리고, 파이팅하고 뭐 그런다. 말하자면, 어떤 공동체적 윤리와 질서에 의해 움직인다. 뭐랄까, 우리들에겐 '나는 고용 혹은 캐스팅되었다'는 인식 같은게 아예 없다. 1945년 8월 화순탄광 사람들이 탄광의 주인이 된 것처럼, 우리는 다들 "극단 화순의 대표(!)"라도 된듯하다. 스탠딩뮤지컬 화순은 작품의 소재도 특별하지만, 무엇보다 그런 팀워크에서의 특별함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공연을 참 좋아한다.

2015.11.
스탠딩 뮤지컬 화순 막공 (11.08 4시) 예매는 매진입니다. 더 이상 받지 않습니다. 1층과 2층 모두 만석입니다. 극소량의 현장판매분과 예매 취소표에 한해 현장구매가능합니다.

2015.11.
불가능해보였던 스탠딩 뮤지컬 <화순>은 초연 6회, 앵콜 6회  모두 만석 행진을 기록하며 기적처럼 달려왔습니다. 지난 3개월동안 많이 웃었고, 많이 울었고, 더할 수 없이 행복했습니다. 그 기운 받아서 앞으로도 멋지게 살겠습니다. 탄광속 카나리아 같은 예술가로 살고자 노력하겠습니다. 그 동안 도움주신 많은 분들, 극장을 찾아주신 관객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힘냅시다. 내일은 꼭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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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앵콜 공연 2016년 01월 14~17
노량진 CTS아트홀 400석×5회차

2015.12
돈을 모아서 패딩코트를 맞춰 입었습니다!  등판에는 화순 로고를, 앞판에는 노란 리본을 넣었습니다. 그것도 큼지막하게! 1월 서울재앵콜, 광주공연까지 겨울내내 따뜻하게 몸건강히 앞으로! 앞으로!

2016.01
뮤지컬 화순팀. 오늘은 김포의 무대제작소에서 작업 중입니다. 물량이 많아서 야외에서 작업합니다.  날씨가 추워서 입김 호호 불어가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많이들 보러오세요!

2016.01
앵콜을 두번해서 총 세번에 걸쳐 올린 화순. 사진 속에서 입고 있는 저 한복이 마치 내 옷인것 같다. 그만큼 익숙하고 당연해진 무대와 사람들. 왠지 이번 서울공연이 끝나고도 앵콜이 계속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지만, 이번 화순은 정말 이번 서울 공연을 마지막으로 더이상의 서울 공연은 없다. 이제 내일 2회 공연과 일요일 1회 공연, 총 세번의 무대가 남았다. 벌써 그립다.

2016.01
6개월된 서인이가 이젠 돌이 되어 걸음마를 시작합니다. 삼복더위에 만난 우리는 혹한의 겨울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롯이 우리 힘으로 시작했지만, 언제부턴가 또 다른 어떤 힘이 우리를 떠밀고 있습니다. 하필 우리는 광주로 가게 되었고, 전에 만나지 못했던 관객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1946년 화순탄광 3천 노동자들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통해 2016년 광주전남 3천 노동자들과 만납니다. 우리는 이제 광주로 갑니다. 공연만 하지는 않을 겁니다. 우리는 어느날에는 너릿재를 넘을 것이고, 또 어느날에는 망월동 무명전사의 묘지에서 묵념을 올리고, 또 어느날에는 팽목항에서 약속의 시간을 가질 겁니다. 그 모든 과정을 다하고 서울로 올라오면, 우리는 해산합니다. 각자 어느 자리에서 있든 멋지게 살아갑시다. 그리고 또 다시 만납시다. 또 다시 헤어집시다. 그렇게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더 크고 더 아름다워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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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초청 2016년 01월 22~23
광주 교육연수원 한빛관 1000석×3회차

2016.01
1. 이미 적정좌석을 초과하여 매진된 상태라고 합니다. 취소표가 발생할 수 있으나 잔여좌석은 장담하지못합니다.
2. 무등일보 광주일보 등의 모든 일간지와 광주방송 광주MBC 광주KBS 등 모든  공중파에서 화순 공연을 취재 중입니다. 전남도지사 광주교육청 화순군수 등 각 기관장들 관극 요청 오는 중입니다. 광주지역 공공문화단체기관에서도 관극 좌석확보요청이 오는 중입니다.
3. 노란 리본 박힌 잠바를 보고 잘 해주시는 분들 많이 만납니다.

2016.01
...이틀째 셋업을 했습니다. 늦은밤, 숙소인 5.18 민족통일학교에서 고단한 몸을 누이고 눈을 붙입니다. 워낙 인원이 많아서 여성들과 아이들만 방에 재우고, 남성들은 강의실 바닥에 스티로폴 깔고 누웠습니다. 걱정마십시오. 5.18학교에서 편안하고 따뜻하게 잘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다 해주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우리 모두는 너릿재로 출발합니다. 다시 광주로 돌아와 첫공연을 올리게 됩니다.

2016.01
뮤지컬 화순 광주에서의 마지막 공연을 마치고. 연애 중이었던 이종승-손승희, 김동해-이승하 커플. 1000명의 관객 앞에서 깜짝  프로포즈. "사랑합니다. 나와 결혼합시다." 그리고 뜨겁고 달콤한 키스. 1000명의 관객들이 보내주는 박수와 환호.

2016.02
...뮤지컬 화순 광주 공연을 계기로, 올해 광주와 화순진보연대 등에서 <화순탄광사건> 발굴, 위령사업 등을 해보겠다고 했답니다. 이에 민주노총 광주본부와 뮤지컬 화순팀은 광주공연 매표수익 중 400만원을 사업기금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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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광장 공연 2016년 9월 8일 8시
광화문 광장 1회차

2016.03
화순공연에 대한 의견을 묻습니다. 올해 하반기에 다시 하는 것이 좋을지. 내년 2017년에 하는 것이 좋을지 의견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무기명 투표입니다. 투표결과에 따라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댓글로 의견토론을 주셔도 좋습니다

2016.06
아마도 제가 화순 사람이 아니어서 오히려 화순 이야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실수하는 건 아닌가 고민도 많았습니다. 절망 속에서도 내일은 오리라 여겼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그 동안 예상치 못했던 박수와 응원을 받았고, 많이 느꼈습니다. 보람있게 살아야 한다. 보람있게. 그런 생각 자주 했습니다. 뮤지컬 화순 이야기로 광주에 2번째 강연입니다. 공연을 해야 하는데 강연만 해서 면목이 없습니다. 다시 올려야 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만약 다시 공연을 올릴 때,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후원은 그 때 해주시면 됩니다.

2016.07
두근.두근. 쿵.쾅.쿵.쾅. 
억센 심장소리 그립습니다.
해봅시다. 더 크고 더 강력하게.

2016.08
올해는 화순탄광사건 70주년이 되는 해다. 이번에는 2배의 인원이다. 출연자만 100명. 극장을 알아보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느껴졌다. 그 대신, 우리는 광장으로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9월 8일 목요일 밤 8시. 광화문 광장. 북쪽엔 청와대가 있고, 동쪽엔 미대사관이 있고, 서쪽엔 세종문화회관이 있고, 남쪽엔 세월호 농성장이 있다. 그 곳에서 100명의 배우들이 "우리의 조국은 우리를 구하지 않는다. 허나 내일은 꼭 오리라!"며 노래할 것이다. 있는 힘껏 노래할 것이다. 돈은 없어도 낭만은 있어야 한다. 그래. 다시 기억난다. 스탠딩 뮤지컬 화순의 주제는 "멋있게 살자"다.

2016.08
뮤지컬 화순. 1년간 이어왔습니다. 매 공연을 올릴 때마다  '이번이 마침표다'라고 생각했는데, 매 공연마다 쉼표가 되었습니다. 이번 광화문 광장에서의 공연은 정말로 마침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느낌표로 마쳤으면 좋겠습니다.

뮤지컬 화순 광화문광장공연 응원하기!
http://tumblbug.com/hwasoon

*뮤지컬 <화순1946>이 걸어온 길
2015년 9월 초연. 전석매진, 앵콜요청 쇄도
2015년 11월 앵콜. 전석매진, 언론취재 활발
2016년 1월 재앵콜. 화순탄광사건 재조명 움직임
2016년 1월 광주초청. 3천명의 노동자들 집단관람
2016년 9월 8일 광화문 광장

기적처럼 걸어온 걸음, 힘껏 응원해주세요!

지금껏 공공기관의 지원금이나 기업의 후원없이 배우들과 스탭들이 자비를 털어가며 1년간 공연을 거듭해왔으며, 극악한 재정난에 시달리면서도 서울과 광주를 오가며 공연하는 등 기적처럼 걸어왔습니다.

올해는 100명의 배우들과 30명의 스탭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공연을 올리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광장의 정신"에 따라 티켓을 판매하지 않으며 완전개방, 완전무료로 진행하며 누구나 관람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응원도 절실합니다. 

응원방법
1. 널리 알리고, 여럿이 함께 보러 오세요!
2. 후원모금 :  국민은행 406202-01-349324 김지호
3. 텀블벅후원 : http://tumblbug.com/hwasoon
 * 문의 : 010-8384-8683 김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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