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도 들려주지 않은 이야기>

스탠딩 뮤지컬 '화순'을 보고 전 무척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광복절을 맞이한 후에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외부세력의 핍박 없이 삶의 터전을 가꾸었을거라 생각했었습니다. 미군정 통치 시절이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일제 치하와 전혀 다를 것이 없었을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었습니다.

오히려 그동안 바라고 또 바랐던 광복이후의 삶이 이처럼 혹독한 것에 대해 더 큰 좌절감과 상실감을 느끼셨을 것도 같습니다. 아주 먼 옛날도 아니고 고작 100년도 채 안된 우리나라 역사에 대해 이렇게도 무지한 제 자신이 무척 한심하게 느껴졌고 이토록 아픈 시절을 살아내신 어르신들께 너무나 죄송했습니다.

이처럼 무겁고 진중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스탠딩 뮤지컬 '화순'은 참 따뜻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전혀 지루할 틈없이 90분의 공연 시간이 너무나 짧게 느껴졌습니다.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연기하신 배우분들이 웃으실때 함께 웃었고 더 나아질거란 희망을 얘기하시는 배우분들과 함께 저도 저만의 희망을 품어보았습니다.

무엇보다도 100석 규모의 소극장을 가득 채우신 50여명 배우분들의 합창은 관객들이 절로 눈물이 흐르게 만드는 큰 울림이 있었습니다. 배우분들의 하모니와 대사를 들으며, 비단 역사적 문제뿐만이 아니라 현재의 나와 가족, 그리고 내가 품고 있는 꿈과 희망을 떠올려 보기도 했습니다.

공연을 관람한지 벌써 2주가 지났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르는 장면들이 여럿 있습니다. 두고 두고 되새겨보고픈 스탠딩 뮤지컬 '화순'을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고 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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