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9.24. 19:00 화순 (아는 동생님의 후기임다)


광복 전후의 화순탄광 사건을 기리고, 알리고자 만들어진 스탠딩 뮤지컬 ‘화순‘.
평일 3일간만 한다는 말에 ‘ 아쉽다.. ’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가본 극장의 분위기는 전혀 아쉽지 않았다.
홍보도 크게 하지 못한 것 같고 평일이라는 말에.. “관객이 적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하며 갔건만 꽉 차있는 객석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내가 같이 만든 무대도 아니지만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끼며 공연 시작을 기다렸고,
탄광 입구에서 비장하게 등장하는 배우들의 모습은 이미 나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첫 넘버를 들으며 느낌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정도다.
소극장 공연에서 들을 수 없는 하모니가 객석을 압도했고, 이미 극장의 크기 따위는
잊고 몰입할 정도로 훌륭했다.

보는 내내 마음에 와닿는 장면들이 너무 많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말해보자면
아빠를 잃은 소년의 울부짖음..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이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모든 연기자들이 다 멋있었지만, 소년역할을 맡은 배우들의 모습이 너무 좋았다.
(정말 어린애들인가 싶었지만,, 대장역할의 배우가 나와 동갑이라 적잖이 놀랐다..)

그리고 또 하나의 장면은 어머니 두분, 아기 그리고 여선생님이 나와서 읊조리듯 그 끔찍한 상황을 묘사했던 장면.. 오히려 소리 지르고 울부 짖었다면 마음에 와닿지 않았을 것 같던 것을 나지막이 읊어주니 들으며 상상하게 되고, 더 깊게 공감할 수 있었다.

글 솜씨가 없어서 그날의 감동을 다 온전히 담진 못하겠지만, 감동했고 또 부끄러웠다.
역사에 관심이 적었고, 그런 비극적이고 안타까운 사건을 모르고 살아왔다는게 부끄러웠다.
내가 뮤지컬 ‘화순’을 보고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나에게 그리고 화순 관계자 분들에게 나름의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화순 관계자 분들에게 이렇게 멋진 공연을 선사해줘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진정으로 멋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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